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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연인(Diva, 1981) 감상 후기

by 슬픔의 바다갈매기 2025. 4. 30.

황금의 연인(Diva, 1981)은 한마디로 ‘감각적인 영화’였어요. 단순히 이야기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색감, 음악, 시선, 움직임—all 감각으로 체험하게 되는 영화예요. 프랑스 누벨바그의 세련된 연출이 80년대 스타일과 만나 굉장히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더라고요.

 

서스펜스와 로망, 예술과 범죄, 순수함과 욕망이 동시에 공존하는 이 영화는 ‘누구에게 추천하느냐’보다, ‘직접 봐야만 아는 느낌’이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줄거리, 간단히 정리해볼게요

파리에서 우편배달원으로 일하는 줄스는 오페라 가수 신시아 호킨스의 열렬한 팬이에요. 그녀는 라이브 공연 녹음을 절대 허락하지 않기로 유명하지만, 줄스는 몰래 그녀의 공연을 녹음하게 되죠.

 

같은 시점, 다른 인물이 마피아의 범죄를 폭로하는 테이프를 숨기게 되면서 줄스의 녹음 테이프와 범죄 테이프가 뒤섞여버리고, 줄스는 갑자기 경찰, 마피아, 이상한 암살자들에게 동시에 쫓기는 신세가 돼요. 예술과 범죄가 겹쳐진 기묘한 추격극이 시작돼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아무래도 지하철 역에서의 스쿠터 추격 장면이죠. 당시 프랑스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역동적인 카메라 워킹과 편집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배경 음악, 조명, 컷의 타이밍이 너무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서 지금 봐도 세련됐다고 느껴질 만큼이에요.

 

또한 줄스가 신시아의 라이브를 몰래 들으며 황홀한 표정을 짓는 장면. 그 장면은 영화 전체의 감정을 압축하는 장면이었어요. 오페라에 대한 사랑, 그녀에 대한 동경, 소년 같은 순수함까지 다 담겨 있었어요.

황금의 연인을 보고 느낀 점

이 영화는 ‘이야기’보다 ‘분위기’에 집중한 작품이에요. 모든 장면이 일종의 예술 사진처럼 구성되어 있어서, 그냥 흐름에 몸을 맡기고 감상하는 게 더 좋다고 느꼈어요.

 

줄스와 신시아의 관계도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이해받고 싶은 예술가와 그 순수한 관객’ 사이의 상징적인 관계처럼 느껴졌어요. 거기서 오는 이상하고도 감미로운 감정이 영화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음악이 정말 훌륭해요. 오페라 아리아와 신시사이저 기반의 전자 음악이 동시에 사용되면서 클래식과 모던이 충돌하는 그 느낌이 영화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렸어요.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은 사람

  • 스타일리시하고 감각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 프랑스 누벨바그 감성을 느끼고 싶은 사람
  • 음악, 시각, 미술적인 요소에 민감한 감상을 즐기는 사람

특히 하나하나의 장면을 ‘액자처럼’ 감상하고 싶은 분들에겐 이 영화가 깊은 만족을 줄 거예요. 스토리 중심보다는 분위기 중심의 영화에 끌리는 분들께 강력 추천해요.

개인적인 평점

저는 10점 만점에 9.3점을 주고 싶어요. 황금의 연인은 완벽하게 조율된 시청각 예술 작품 같았어요. 장면 하나하나가 감정과 예술을 담고 있었고, 80년대 영화지만 여전히 세련되고 고급스러워요. 보는 내내 영화의 ‘결’에 빠져드는 느낌이었어요.